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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rader79 칼럼/투자의 기초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 (6) - 사건 연구

by systrader79 2017.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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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주가에 별 영향이 없는 사소한 공시부터 주가를 크게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공시까지 다양한 공시를 접하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서 어떤 공시가 떴을 때 이 공시에 의해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도 있으므로, 이 공시가 호재인지 악재인지 또 얼마나 가격을 변동시킬지 궁금하게 됩니다. 


 만일 악재의 공시라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매도를 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나름의 잣대로 공시를 분석해 보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경우는 과거 이와 유사한 공시가 발생되었던 종목들의 공시일 주변의 차트를 비교해 보면서 계속 보유해야 될지 매도해야 될지 판다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투자하는 방법에 따라서 수시로 발생하는 공시 정보를 중요하게 여길 수도 있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관적인 판단으로 손매매 하시는 분이라면 공시 정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가격이나 재무데이터와 같이 계량할 수 있는 데이터만을 이용해서 기계적인 방법으로 거래하시는 분이라면 공시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서 어떤 공시가 발생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수십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에서 어떤 종목의 공시가 발생되었을 때 그 공시가 호재로 작용할 경우와 악재로 작용할 경우가 반반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고, 그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수익과 손실이 서로 상쇄되어 공시에 따른 손익은 중립이 되고 오직 매매전략에 의해서만 성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여러 공시 중 일부이긴 하지만, 몇몇 공시 정보들에 대한 사건연구 테스트를 진행해 보면서 저의 이런 생각이 오판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공시 정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의 원고를 쓰면서부터 입니다. 이 책의 주제가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이례현상을 소개하고 이로부터 매매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보니, 준강형효율적시장을 검증하는 대표적인 방법인 사건연구(event-study)를 건너 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데이터로 하나하나 테스트 해보게 되었습니다. (사건연구는 공시처럼 특정 이벤트가 발생되었을 때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공시일 주변의 시장수익률과 개별종목수익률을 비교하여 분석해 보는 방법입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테스트해 본 결과,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론이 나온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KOSPI200 종목에 새로 편입되는 종목은 가격이 상승하고 제외되는 종목들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제 생각과는 달리 변경일을 기준으로 제외된 종목들은 상승하고 편입된 종목들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같은 경우는 신주(변경)상장일 이후에도 일정기간 동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모두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또, 자사주처분과 같은 경우는 공시일 이후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 반대로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결과가 제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테스트가 잘못 된 줄 알고 테스트를 다시 진행해 보기도 했고, 선행 논문들과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 최종 결론은 테스트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저의 생각이 편향된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다시 한번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 생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것을 믿으면 안되고 오직 검증한 결과로만 판단을 내려야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시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계량화하기 어려운 것도 많기 때문에 객관적인 방법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또, 공시 정보가 매매전략의 본질적인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고 넘어가기가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계량화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계량화해보고 성과에 도움이 된다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매매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투자 수익의 일부는 좋은 종목선택과 마켓타이밍 그리고 제대로 된 자금관리에서 발생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서 발견해낸 에지(edge)를 매매전략에 포함하는데서 발생한다고 믿습니다.


 이전 글에서 링크해 놓은 허영만 화백의 <3천만원>의 내용 중에 투자자문단 중 한 분(하웅)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분은 사무실에서 친구 2명과 같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허화백이 “친구들도 수익이 많이 나나요?”라고 묻자 그분은 이렇게 대답 했습니다.


“그런데 수익이 안나요. 제 컴퓨터를 친구들한테 연결해줘서 매매 동향을 실시간으로 다 보고 있고 제가 뭐가 움직일 것 같다, 뭐가 괜찮을 것 같다고 얘기해주는데도 이상해요. 수익이 안 납니다. 10년이나 같이 있는 데도요.”


그 친구 분들이 오랜 기간 고수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따라 매매해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흔히 손매매 하는 고수들에게는 ‘메사끼’가 있다 라고 표현을 하는데, 바로 이것이 있고 없고의 차이 때문에 수익을 못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계량투자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메사끼’는 필요 없지만, 이걸 대체해야 하는 것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계량투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첫째,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열정, 둘째, 만들어 놓은 매매전략을 뜯어 보며 이 전략이 돈을 벌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찾아내기 위한 반증, 셋째, 투자자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서 에지(edge)를 찾아내려는 노력” 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 중 사건연구의 결과를 매매전략에 반영하려는 시도는 세 번째에 해당됩니다.


 공시 정보 테스트의 결과를 매매전략에 포함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케이스 별로 세밀하게 적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중요한 몇 가지 내용만 포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소개해 드리면, 종목 필터링을 위해서 최근 6개월 동안 기준가가 전일종가대비 +-30% 이상 변동된 종목을 제외합니다. 


 이런 종목들은 권리 변동(액면분할/병합, 유무상증자/감자)에 따라 가격 단절이 발생되는 경우인데, 거래정지가 풀리고 거래가 재개되면 이후 지속 가격 하락 패턴이 나타나기 때문에 매수대상 종목에서 제외합니다. 그리고 보유하는 종목 중에 이런 공시가 발생되고 기준가가 전일종가대비 +-30% 이상 변동되는 종목이 발생되면 거래재개 되는 다음날 전량 매도합니다.


 이외에 리스크 관리나 위험 종목 필터링을 위해 투자유의 등 종목들은(관리, 투자유의, 투자주의, 불설실공시,…등) 매수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과 관리종목으로 편입되면 매도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에 소개한 ‘사건연구’의 테스트 결과를 요약한 것입니다.



1. Kospi200지수 편입과 제외


 Kospi200구성종목 변경일(6월 두번째 목요일 다음날, 그래프에서 0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편입기업에서 초과수익이 발생되고 제외기업에서 초과손실이 발생되었습니다. 변경일을 기준으로 대략 15일 전부터 비정상손익이 발생되고 있는데, 이 시점은 5월 말에 kospi200 구성종목 변경이 공시되는 시점입니다. 공시 이후부터 변경일 전까지는 일반적인 예상처럼 편입기업에서 초과수익, 제외기업에서 초과손실이 발생되지만, 변경일 전일부터는 패턴이 반대로 바뀌어서 제외기업에서 초과수익이 발생되고, 편입기업에서는 초과손실이 발생되는 모습입니다.


 변경일을 기준으로 이후 240일까지 표시한 장기 그래프를 보면 편입된 종목들은 이후 120일까지 지속 손실이 발생되었고, 제외된 종목들은 변경일 이후 240일까지 초과수익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Kospi200지수 변경일 전후 단기 누적초과수익률, 2006~2016>



<Kospi200지수 변경일 전후 장기 누적초과수익률, 2006~2016>





2. 무상감자


무상감자의 경우는 공시일(0일)이전 15일 전부터 조금씩 초과손실이 발생하다가 공시가 발생되는 시점부터 2~3일간 초과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모습입니다. 이후 단기간에 추가 손실이 발생되지는 않았지만, 장기 그래프를 보면 감자 실시일 이후부터 장기간 지속적으로 초과손실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무상감자 공시일 전후 단기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무상감자 실시 후 장기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3.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별도로 테스트를 해보지는 못했는데, 선행 논문들을 찾아보면 공통적으로 유상증자 공시일 까지는 초과수익이 발생되지만, 공시일 이후부터는 장기적으로 초과손실이 발생되는 패턴이 나온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무상증자는 공시일(0일) 이전에 초과수익이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공시일 이후에도 신주상장일 이전까지는 작은 폭이기는 하지만, 초과수익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장기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거래가 재개되는 신주상장일 이후부터는 첫날을 제외하고는 약30일까지 지속적으로 초과손실이 발생되었습니다. 


<무상증자 공시일 전후 단기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무상증자 실시 후 장기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4. 자사주취득과 자사주처분


 자사주취득의 경우는 공시일(0일) 이전에 초과손실이 발생되다가, 공시일 이후부터는 반전되어 이후 150일까지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이 발생되었습니다. 
자사주처분의 경우는 공시일 이전에 초과수익이 발생되었고, 공시일 이후에도 150일까지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이 발생되었습니다.

 공시일 이후에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의 초과수익이 더 높기는 하지만, 자사주 처분을 공시한 기업들도 초과수익이 발생되는 현상은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자사주 처분 공시는 시장에 유통주식수의 증가라는 악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악재로 받아들이고 이에 따라 시장 초과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이와 반대로 나왔습니다. 이런 패턴이 나타나는 이유로 생각되는 것은 자사주처분의 교과서적인 목적(재무구조개선, 유동성확보, 인센티브지급)보다는 단기 급등이 발생했을 때 단순한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사주 취득 공시일 전후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자사주처분 공시일 전후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5. 액면분할과 액면병합


 액면분할은 대표적인 호재 공시로 알려져 있는데, 예상대로 공시일(0일) 이전 30일부터 공시일까지 10%를 넘는 초과수익이 분할비율에 상관없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공시일 이후부터는 분할비율이 높은 경우만 초과수익이 발생되는 모습입니다. 공시일 전에는 단순히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는 정보에 의해서 초과수익이 발생되지만, 구체적인 정보가 오픈되는 공시일부터는 액면분할 비율이 높은 10:1 에서만 초과수익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액면분할이 실시되고 나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 이후 20일이 넘도록 단기간에 초과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모습입니다. 
 

 액면병합은 사례가 많지 않아서 크게 의미는 없지만, 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 중 하나 입니다. 액면병합은 저가주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은데 주가 부양을 위한 다른 수단이 없을 때 실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부양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시가 오히려 악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액면병합 그래프를 보면 공시일 이전 25일부터 초과수익이 발생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시가 발표된 이후부터는 더 이상 초과수익은 발생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면 그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지만, 막상 공시가 되어 내용을 살펴보면 호재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패턴이 만들어지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액면분할 공시일 전후 분할비율별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액면분할 실시 후 장기 누적초과수익률, 2007~2016>



<액면병합 공시일 전후 누적초과수익률, 200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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