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은 '추세 추종 전략' 입니다. 추세 추종 전략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쉽게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좋은 전략이 모멘텀 전략이었죠?
그런데 추세 추종 전략에는 모멘텀 전략만 있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모멘텀 전략은 사실 일반적인 추세 추종 전략에서 그다지 대표적으로 널리 쓰이는 전략은 아닙니다. 오히려 짧은 타임 프레임에서는 이동 평균선이나 채널 돌파 전략에 기반을 둔 전략이 더 널리 쓰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모멘텀이 아닌 다른 기술적 지표를 이용한 월단위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을 만들어보고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모멘텀 전략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성과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주 널리 쓰이고 있는 RSI 지표를 이용한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1. RSI란?
RSI는 Relative Strength index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상대강도지수라고 합니다. RSI는 기술적 지표의 아버지인 웰레스 윌더가 1978년 개발한 지표로, 시장 추세의 상대적인 강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데 탁월한 지표입니다.
웰레스 윌더는 지금처럼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전인 1980년대 이전에 이미 ATR, RSI, ADX, parabolic SAR 같은 기발하고도 참신한 지표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기술적 분석에 쓰이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윌더에 의해 대부분 개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RSI 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됩니다.
n일간 상승폭의 합계
RSI = --------------------------------------- * 100
n일간 상승폭의 합계 + n일간 하락폭의 합계
딱히 어려운 내용도 없고 상당히 직관적입니다. RSI 지표값의 기본값은 대부분 14로 세팅이 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일봉 기준으로 RSI(14) 라고 하면, 최근 14일간 상승 폭의 합계 / (14일간 상승폭의 합계 + 14일간 하락폭의 합계) X 100으로 계산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상승폭은 주가가 전날보다 상승한 경우 '당일 종가 - 전일 종가'로 계산되고, 하락폭은 주가가 하락한 날 '전일 종가 - 당일 종가'로 계산됩니다.
즉, 특정 기간 동안 상승폭과 하락폭의 절대값이 분모가 되고, 분자는 순수하게 상승한 날의 움직임의 합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해당 기간 동안 주가가 계속 오르기만 했다면 RSI 값은 100이 되고, 하루도 안 빠지고 전부 하락했다면 0이 됩니다. 상승한 날이 많고, 상승폭의 합이 클수록 RSI 값이 커지고, 하락의 에너지가 강할수록 0에 가깝게 되지요. 별 거 아니죠?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RSI를 이용한 트레이딩 전략
RSI를 이용한 투자 전략 중 기술적 투자 서적에서 마치 정석처럼 다루는 전략은, RSI 과매도권에서 매수하여, RSI 과열권에서 매도하라는 건데요, 이를 테면 이런 겁니다.
매수 : RSI가 30 이하에 있다가 30을 뚫고 올라갈 때
매도 : RSI가 70 이상에 있다가 70을 아래로 뚫고 내려갈 때
RSI가 30 이하라는 의미는 해당 기간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의미이므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으로 해석하고, 70이상은 지나치게 올랐으니 조정을 예상하고 매도를 고려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원리입니다.
이 전략은 일종의 역추세 전략인데요, 박스권에서는 좋은 효과를 발휘하지만, 상승 추세장에서는 너무 일찍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하락 추세장에서는 끝없이 물타기하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RSI나 스토캐스틱은 역추세 지표라고 착각을 하기도 하는데, 기술적 지표에는 추세 지표, 역추세 지표 이런 개념이 없습니다. 지표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추세 전략으로도, 역추세 전략으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RSI도 얼마든지 추세 추종 전략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간단합니다. RSI 값이 커질수록 상승 강도가 강하고, 작아질수록 하락 강도가 강하다는 의미이므로, RSI 값에 비례하여 투자 비중을 조절하면 그게 바로 추세 추종 전략이 되는 것이지요.
3. 월간 RSI 추세 전략
이런 관점에서 월간 RSI 추세 전략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전략 모두 12개월이라는 타임 프레임을 이용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RSI 값에 12를 이용하겠습니다.
투자 유니버스 및 기본적인 시뮬레이션 조건은 기존 MPAA 전략과 동일하나, 종목별 비중 배분을 12개월 평균 모멘텀 스코어 대신 월간 RSI(12)값을 쓰는 것만 차이가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조건
1) 유니버스 : 국가주식, 국내 섹터, 국내 팩터, 안전 자산 (10년 국채, 10년 국채 레버리지, 10년 국채 인버스, 원달러 환율, 금)
2) 유니버스 배분비 : 1:1:1:3
3) 현금 비중 : 0.5
4) 상대 모멘텀 종목 선정 방법 : 각 유니버스 상대 모멘텀 상위 30% 해당 종목
5) 종목별 비중 배분 : RSI(12) 값 비례
5) 수익 곡선 모멘텀 : 6개월
4. 결과
기존의 평균 모멘텀 스코어 전략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비대칭 모멘텀 전략)
CAGR과 MDD 지표 모두, 기존의 평균 모멘텀 스코어를 이용한 전략이 훨씬 나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널리 쓰이고 있는 RSI 지표는 평균 모멘텀 스코어라는 이상한 지표보다 못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일까요? 단순히 데이터 검증에서 우연히 나타난 결과일까요? 아니면 구조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백테스팅을 할 때 단순히 결과가 잘 나오고 못 나오고를 확인하는 데서 끝낸다면 발전이 없습니다. 성과가 잘나왔다면 왜 잘나왔는지, 나쁘게 나왔다면 왜 그런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노하우를 얻을 수 있고, 향후에 더 좋은 전략을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RSI 같은 지표도 좋은 추세 추종 지표인 것 같은데 평균 모멘텀 스코어라는 지표와 구체적으로 뭐가 그리 다를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요?
사소한 것 같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심오한 원리가 숨어 있는데요, 아마 여러분이 다른 전략을 연구할 때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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