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이 꼭 갖추고 있어야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 투자자마다 다양한 답변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을 내는 매매기법이 있어야 된다, 손절매를 잘해야 된다, 고급 정보를 남보다 빠르게 얻을 수 있어야 된다, 메사끼가 있어야 된다”...등등 다양할 것 같습니다.
심리학 박사이며 투자코치로 유명한 알렉산더 엘더는 그의 책 Trading For A Living(심리투자법칙)에서 성공투자를 위해서는 세가지 M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가 말한 3M은 Mind(심리규율), Method(매매기법), Money Management(자금관리) 입니다. 각각은 앨더 박사 이전에도 중요하게 언급 되었겠지만, 앨더 박사가 3M으로 체계를 잡은 책이 전세계적인 베스트샐러가 되면서 이 이후부터 3M은 성공투자의 핵심적인 요소로 투자자들에게 인식 된 것 같고, 이후에 나오는 주식투자 명저들에서도 그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3M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sys님에 의해서 현재 무료도서증정 행사가 진행 중인 명저 중의 명저 브렌트 펜폴트의 '주식투자 절대지식'이나 반타프 박사의 '자신만의 방식으로 투자하라'와 같은 책들에서도 이 세가지를 기준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도 알랙산더 엘더의 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아서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의 틀을 3M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투자 사상에 있어서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수는 없어도 그와 결별을 하게되었습니다.
엘더 박사는 Trading For A Living 이후에 Come Into My Trading Room(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 Entries & exits : visits to sixteen trading rooms(시장을 이긴 16인의 승부사에게 배우는 진입과 청산 전략) 등의 책을 썼는데, 그 책들을 읽으면서 그가 걷고 있는 트레이딩의 세계와 제가 가고자 하는 트레이딩의 세계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작별을 고해야 했습니다. 앨더 박사는 매뉴얼 트레이더(손매매)이고 저는 시스템 트레이더이기 때문에 그의 관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990년 개봉된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남부군’에 보면, 빨치산 종군기자 이태(안성기)가 사랑의 감정을 갖고 있던 인민군 간호사 박민자(최진실)와 헤어지기에 앞서 바이런의 시 구절이라고 하면서 멋진 시 한편을 적어 줍니다.
“그대는 나와 운명을 달리하는 까닭에 내 마음은 불타오르나 다만, 그대 가슴에 평화만이 있으라”
시간이 꽤 흘러 영화 내용은 생각이 안 나고 이 대사만 기억에 남는데, 앨더 박사와 결별할 때 이런 심정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너무 거창한가요^^)
어쨌든 저는 불타오르는 마음으로 앨더 박사의 3M을 기초로 해서 저만의 틀을 세워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3M을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심리규율의 원칙을 세워라!’ 라는 내용은 투자 세계에 입문한 분들이라면 대부분 들어본 말입니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심리규율의 원칙을 세우고 어떻게 실천해야 되는지 깊이 있게 이해하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3M의 앞 단에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인간의 본성, 시장의 본성, 돈의 본성 연구에서부터 트레이딩을 시작해야 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즉, 제가 생각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이 갖추어야 한다고 본 것은 인간의 본성(Man)을 탐구해서 심리규율의 원칙(Mind)을 세우고, 시장의 본성(Market)을 분석해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매매원칙(Method)을 발견해 내고, 돈의 본성(Money)으로부터 생존과 수익이 가능한 자금관리 원칙(Money Management)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앨더 박사의 3M을 업그레이더 시켜 6M의 틀을 짜고, 저는 이 6M을 ‘전략매매’라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전략매매’를 책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이 책의 핵심 주제어는 ‘전략매매’인데, ‘매매전략’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는 가끔 띄어쓰기를 다르게 하거나 글자의 앞뒤를 하나 바꾸었을 때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는 문장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내린 초원’과 ‘비린내 초원’은 글자의 앞뒤가 하나 바뀐 것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달라져 버린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그 초원에 가서 드러눕고 싶지는 않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매매전략’은 매수와 매도의 시점을 파악하여 매매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매매기법’의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보다는 더 포괄적인 개념을 표현하고자 ‘전략매매’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매매란 ‘트레이딩에서 오류를 일으키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심리규율의 원칙을 세우고, 시장의 본성을 파악하여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매매기법을 이끌어 내고, 돈의 본성으로부터 위험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자금관리 원칙을 익혀서 성공적인 투자로 나아가고자 하는 매매방법’을 의미한다.
전략매매의 세가지 키워드 중에서 첫 번째로 언급되는 것이 ‘심리규율’입니다.
많은 분들은 “3M중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하냐?”라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앨더 박사는 삼발이 의자로 비유를 들면서 각각의 다리가 심리규율, 매매기법, 자금관리라고 했을 때 이 중 한가지만 빼버리면 의자가 넘어지게 된다고 하면서 똑 같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심리규율이나 자금관리 원칙을 칼같이 지킬 수 있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매전략이 없다면 나머지는 무의미해 집니다. 또, 수익을 내는 매매전략과 자금관리 원칙이 있어도 시장의 급등락에 따라서 어떤 때는 원칙을 지키고 어떤 때는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심리규율에 실패하면 한 순간에 시장에서 아웃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금관리 역시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면 손실이 점점켜져서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큰 수익을 낼 가능성은 낮아지게 됩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모두 투자에 있어서 꼭 갖추고 있어야 되는 요소들입니다.
이 세가지 키워드 중에서 심리규율은 좀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매매기법이나 자금관리는 이론으로 배워서 익힐 수 있는 반면, 심리규율은 이론으로 배워서 익히기 힘든 영역입니다.
삶의 많은 것들은 다른 이들의 경험이나 이론으로 배울 수 있지만, 수영과 같은 것은 이론으로 배울 수는 없습니다. 수영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내용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물속에 들어가서 허우적거려 봐야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심리규율이 꼭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으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영역!! 주식시장이라는 험난한 시장에서 몸으로 체득할 수 밖에 없는 영역!!
많은 사람들이 심리규율, 심리규율, 심리규율,…이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이 심리규율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심리규율은 ‘정해 놓은 매매원칙을 일관성 있게 지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오전에만 거래하겠다는 매매원칙을 세워 두었다면 시장이 오후에 아무리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처음 정해 놓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손절매를 매입가의 10%에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매매원칙을 목숨처럼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수익을 내는 매매기법이나 자금관리 원칙을 통해 이 매매원칙대로 거래하면 궁극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확신이 없다면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수없이 휘둘리며 원칙을 깼다 지켰다를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심리규율은 매매기법이나 자금관리의 도움을 받아야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시장에서의 경험, 매매기법과 자금관리 원칙의 이론적 실전적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발전시켜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심리규율의 원칙을 어기는 이유는 이처럼 확신이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람의 본성 자체가 이를 지키기 어렵게 만듭니다. 본능, 감정, 이성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본성 중 어느 것 하나 트레이딩에 적합하게 설계된 것은 없습니다. 오랜 진화의 역사에서 우리들의 DNA에 축적된 탐욕의 본능, 공포와 분노의 감정, 비이성적인 판단은 주식시장에서 심리규율 이라는 단어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저는 이 본성들을 트레이딩에 적합한 본성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애당초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제2의 본성인 습관을 변화시켜 심리규율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크 더글러스가 쓴 책 Trading In The Zone(투자, 심리학에서 길을 찾다)에서는 투자의 심리에 관해서 많은 것을 다루고 있지만, 제가 기억하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자와 일반적인 투자자는 다르다” 라는 딱 한 소절의 내용입니다. 그 다름이 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제가 볼 때 그 다름의 시작은 잘못된 투자 습관을 바꾸겠다는 생각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이 습관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사람의 본성이 투자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먼저 정확히 인지할 때 시작될 것입니다. 처음 원고에서는 투자자의 본능, 감정, 이성이 투자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행동경제학의 연구에 기초하여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었는데, 탈고 과정에서 이 부분은 빼버리게 되었습니다. 투자심리에 대해서 다루는 책은 이미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책에서 다뤄야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투자 심리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소개 드리면, 투자와 비이성적 마인드, 넛지, 생각에 관한 생각, 탐욕과 공포의 게임, 행동경제학, 대중의 미망과 광기, 군중심리)
아래 내용은 책 본문 중에서 어떻게 투자자의 본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 중 일부 입니다.
투자자는 탐욕을 일으키는 본능과 공포와 분노를 일으키는 감정과 잘못된 시장 판단을 하게 하는 비합리적인 이성 판단을 어떻게 극복하고 성공적인 투자로 나아갈 수 있을까?
2500년 전 공자께서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성에 따라 서로 멀어지게 된다.’ 라고 하였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과거의 반복으로부터 생기는 모든 것을 우리는 습관이라 부른다. 그래서 어떤 현재의 인상(impression)에 따라 일어나는 신념은, 오로지 이 습관이라는 기원에 유래한다는 것을 확실한 진리도 정해도 좋을 것이다.’ 라고 하면서 행동이 습관에 좌우되어 결정됨을 말하였다.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습관이란 인간으로 하여금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다. 사람은 저마다 비슷하게 타고나는 본성이 있고 살아가면서 서로 다르게 길들여지는 제2의 본성인 습관이 있다. 타고난 본성은 인류 역사의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발현되는 메커니즘으로 이를 시장의 본성에 적합하게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투자자의 본성 극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은, 먼저 인간의 본성이 투자를 할 때 수많은 오류를 일으킨다는 것을 먼저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로는 절대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다음 본성으로부터 유도되어 몸에 베어 버린 잘못된 투자습관을 결단코 끊어버리고 트레이딩에 적합한 습관을 제대로 익히겠다는 강한 마음을 내는 것이다. 지금껏 충동매매를 하고, 남들을 따라서 매매하고, 자신의 운을 시장에서 시험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손익에 따라 마음이 춤을 추고, 객관적인 검증보다는 자신이 눈으로 본 것이 더 옳다는 자기과신에 빠지고, 손실을 보면 움츠려 들고 수익을 보면 의기양양해지고,… 이처럼 인간의 본능, 감정, 비합리적 이성에서 비롯되어 지금껏 잘못 길들여진 투자의 습관을 기필코 끊어 버리겠다는 강한 마음을 내야 한다. 강한 마음을 내지 않으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실천으로 이어 지지 않으면 과거의 습관이라는 중력장이 투자자를 끌어당겨 시장의 함정에 다시 빠트릴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터들의 실험이 우리에게 새로운 습관을 길들여 훌륭한 투자자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듯이 투자에 적합한 새로운 습관을 길들여 나가는 것이다.
저는 심리규율 과정의 첫 번째 단계로 투자자의 본성(본능, 감정, 이성)이 시장에서 수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먼저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로 잘못된 투자의 습관을 기필코 바꾸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로 투자에 적합한 새로운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 심리규율의 원칙을 세워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단계인 투자자의 본성이 시장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자신의 투자 경험에서 직접 반추해 보거나, 앞서 소개한 투자 심리 관련 책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나는 잘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 다음 단계로 절대로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인 투자에 적합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한 내용들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습니다.
투자에 적합한 첫 번째 습관으로 탐욕의 본능을 통제하기 위해 “돈을 위해 거래하지 말고, 게임하듯이 거래하라”는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투자에 적합한 두 번째 두 번째 습관으로 공포와 분노의 감정적인 거래를 피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제시하였습니다. 리처트 탈러는 그의 책 Nudge(넛지)에서 바퀴 달린 자명종 이야기를 합니다. 아침에 시계에서 알람이 울릴 때 무심히 알람을 꺼버리고 깊은 잠에 다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바퀴 달린 시계를 소개합니다. 이 고약한 물건의 시끄러운 알람을 끄기 위해서 온방을 쫓아 다니다 보면 잠은 어느새 깨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트레이딩 세계에서 감정적인 거래를 피하기 위해 바퀴 달린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적합한 방법이 아니므로 저는 매매신호를 발생시키는 ‘매매전략 로봇’을 이용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투자에 적합한 세 번째 습관으로 비합리적인 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검증된 시뮬레이션 결과의 객관적인 값으로 판단을 내리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저는 세 번째 단계인 올바른 투자의 습관을 길들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두 번째 단계인 잘못된 투자 습관을 기필코 바꾸어 보겠다는 강한 마음을 내는 것이 먼저이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습관으로 바꾸겠다는 마음을 낸다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은 자연스레 찾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 원고를 쓸 때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아래 관세음보살 전생담 내용을 적었었습니다. 막상 그 내용을 써 놓고 보니, 너무 종교적인 것 같아서 최종 원고에서는 삭제하였습니다.
한 생각 바꿈으로써 고통에 찬 중생에서 대자대비의 관세음보살이 될 수 있었던 관세음보살의 전생담 이야기는 마치 잘못된 투자 습관을 고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여 손실을 보는 투자자에서 성공적인 투자자로 변하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비록 책에서는 삭제했지만, 투자습관을 바꾸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단서를 줄 수 있을 듯 하여 이 내용을 소개하며 심리규율에 관한 글을 마칩니다.(아래 글에 종교적인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설화로 봐 주시면 될것 같습니다.)
옛날 남인도 마열바질국에 장나 장자와 마나사라 부인이 살고 있었다. 그들 부부는 금실이 좋았지만, 결혼한지 10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게 늘 고민이었다. 그래서 천신에게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하였는데, 그들의 기도에 감응하였는지 곧 귀여운 옥동자를 낳게 되었고, 3년 뒤에 둘째 아들도 낳게 되었다. 너무나 기뻤던 장나장자는 바라문 관상가를 불러서 두 아이들의 장래를 감정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관상가는 두 아이들이 부모와의 인연이 박해서 일찍 부모를 여의게 될 운명이라고 하면서 큰 아이에게는 조리(早離) 둘째 아이에게는 속리(速離)라는 이름으로 부르도록 하였다.
세월이 흘러 조리가 7살, 속리가 4살 되던 때에 마나사라 부인이 병을 얻게 되어 온갖 좋은 약으로 간병했으나 병이 깊어져 끝내 임종하게 되었다. 세월이 더 흘러 아이들을 잘 보살피고자 했던 장나 장자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와 추천으로 바리장자의 딸을 그의 후처로 맞이하게 되었다. 그녀는 용모와 자태가 죽은 마니사라 부인과 많이 닮아서 아이들은 그녀를 친어머니처럼 잘 따랐고 그녀 역시 아이들을 잘 돌보았다. 장나 장자와 후처 사이에도 아이가 생겼지만, 그녀는 자신의 친자식보다도 조리와 속리를 더 잘 보살폈다.
그러던 어느 해 가뭄으로 큰 흉년이 들어 장나 장자가 살던 마을에는 양식이 모두 떨어져 온 동네 사람들이 굶어 죽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무역업을 하던 장나 장자는 보름 만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둔 채 먼 나라로 곡식을 구하러 떠났다. 이제나저제나 마음 졸이며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후처는 남편이 돌아오기로 약속한 보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한 마음이 깊어져 마침내 나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만일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 혼자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또 돌아 온다고 하더라도 내 아이는 서자 취급을 받고 전처의 아이들만 재산을 상속 받게 될 것이 아닌가, 앞으로 일어날 나의 모든 불행은 저 두 아이들 때문에 생기게 되겠구나! 날 불행하게 만들 화근이라면 일찍 없애 버리는 방법 밖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모는 두 아이들을 죽여버릴 마음을 먹게 되었다.
계모는 두 아이들에게 “애들아! 저 남쪽으로 배를 타고 가면 큰 섬이 하나 있는데, 그 섬에는 기이한 화초도 많고 맛있는 과일도 많으니 함께 소풍을 가자”라고 아이들을 꾀어서 배에 태워 무인도 섬에 내려 놓고 아이들을 버려두고 되돌아가 버렸다. 무인도 섬에서 한참을 재미있게 놀던 아이들은 배도 고프고 힘도 들어서 계모를 찾았으나 계모는 보이지 않았다. 그 섬은 계모의 말과는 다르게 먹을 음식도 마실 물도 전혀 없는 무인도였다. 허기에 지친 아이들은 자신들을 태우고 온 사공과 계모를 애타게 부르며 온 섬을 헤매며 다녔으나 끝내 그들을 찾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계모가 자신들을 무인도 섬에 버리고 떠나버렸음을 알아 차렸지만, 계모가 자신들을 데리러 다시 올 것이라는 한줄기 희망과 원망하는 마음이 뒤범벅되어 울며 계모와 사공을 불렀다.
배고픔과 추위에 떨며 계모를 부르던 아이들은 아버지가 재혼만 하지 않았다면 자신들이 이런 처지를 당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원망하는 마음으로 이제는 아버지를 목놓아 불렀다. 그러다가 친어머니가 자신들을 두고 일찍 죽지만 않았었더라도 자신들이 이 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어 이제는 친어머니를 원망하며 목이 터지도록 어머니를 불렀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추위와 두려움에 떨며 몇 날 몇 일을 부모와 세상 사람들을 원망하며 애타게 울부짖는 아이들의 외침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죽음이 멀지 않음을 느낀 조리는 원망에 가득 찬 마음을 내려 놓고 동생 속리에게 우리가 여기서 죽더라도 내세에 성현으로 태어나게 된다면 우리처럼 부모를 잃어 우는 아이에게 부모의 모습으로 나투어서 감싸주고, 우리처럼 헐벗고 굶주리는 아이를 위해서 그들에게 의복과 양식을 주고, 고통 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 그들의 의지처가 되어주자고 말하고 동생과 함께 손가락을 깨물어 흐르는 피로 입고 있던 상의에 그들의 원을 적어서 나뭇가지에 걸어 놓은 후 서로 꼭 끌어안은 채 그들의 어린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 형제들의 원은 이후 다생겁래의 시간을 거치며 점점 켜져서 마침내 형 조리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 보고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관세음보살이 되었고, 동생 속리는 세상의 모든 중생을 비추어보고 고통에 떨어져 허덕이는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대세지보살이 되었다.
이 내용이 비록 설화 속의 이야기 이긴 하지만, 관세음보살이 그토록 큰 서원으로 고해에 빠져있는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보살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딱 한순간에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초발심(初發心)을 낸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투자자들의 머리 속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발현되는 마음으로 내려오도록 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투자자의 바른 습관이 마음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하려면 이제껏 잘못 익힌 투자 습관을 결단코 끊어 버리고 새로운 투자습관을 익히겠다는 강한 마음을 어느 한 순간에는 내야 한다. 바로 여기서부터 심리규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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