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움직임의 핵심 원리 - 지지와 저항 (12)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지와 저항의 주요 지표인 round figure 가격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하 내용은 제 책 '주식 투자 리스타트(클릭)'의 일부분으로, 출판사의 허락하에 웹상에 공개합니다. 

1. 지지 저항의 기준점 -  Round figure 가격대

 의미 있는 지지와 저항대의 중 하나로 라운드 피겨 가격대(혹은 어림수라고도 합니다)가 있습니다. Round figure 가격대란 최소 호가단위까지 완전히 떨어지는 세부적인 가격이 아니라 00원 단위로 떨어지는 대략적인 큰 가격대를 의미합니다.

 10,000원, 20,000원, 30,000원…이런 가격대 내지는 15,000원 25,000원 등과 같이 큼직큼직한  가격대를 말합니다.

 12,350원, 107,500 이런 가격대는 round figure라고 할 수 없겠죠? 20,000원, 30,000원 보다는 50,000원, 이보다는 100,000처럼 좀 더 단위가 큰 가격대가 더 의미 있는 가격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아차의 경우 큼직큼직한 가격대인 30,000원, 40,000원, 50,000원, 55,000원, 60,000원, 70,000원 부근에 특별히 많은 물량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주요 매물대나 캔들 차트상의 가격이 집중된 구간과도 일치하죠?

2. Round figure 가격 - 왜 지지와 저항의 기준점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지지와 저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요소가 지지와 저항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심리’입니다.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가면, 1살 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점에서는 사실상 26살에서 27살로 되었을 때와 느낌이 똑같아야 되는데 실제로는 뭔가 갑자기 나이가 훨씬 더 많이 들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29에서 30으로 바뀌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20대에서 30대로 바뀌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30이라는 숫자는 round figure입니다. 

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4,900원짜리 주식이 100원 올라봐야 겨우 2% 남짓 오른 것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은 이 주식이 2% 상승한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5,000원대로 진입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둡니다. 

 4,000원대 주식이 5,000원대로 오른 것과 9,000원대 주식이 10,000원대로 진입한 경우를 비교하면 당연히 후자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한 단계 더 큰 단위로의 도약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의미 있는 가격대를 최초로 돌파하게 되면, 사람들의 심리가 동요하게 됩니다. 이전의 가격의 변동폭과 같지만, 심리적으로는 뭔가 대단한 벽을 뚫은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이후에 재차 하락해도 주요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서 매수를 하려는 대기 매수세들이 많이 몰려들어 강력한 지지라인으로 작용을 할 가능성이 큰 것이죠.

 주요 라운드 피겨 가격대가 깨진 경우는 어떨까요? 이를 테면 10,000원하던 주식이 9,000원대로 하락을 하면 11,000원에서 10,000원으로 떨어진 것과 똑같이 여겨야 하지만 심리상 마치 엄청나게 폭락한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재차 반등이 나와도 10,000원대라는 가격대는 다시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매매자들의 매매습성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주식을 매수하고 싶을 때, 아주 시시콜콜하게 세부적인 가격대에 주문을 내십니까? 아니죠? 

 여러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매매자들은 시시콜콜하고 머리 아프게 세부적인 가격까지 정해서 주문을 넣지 않습니다. 

 복잡하게 세세한 가격대를 정해놓고 매수한다고 더 이익을 내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6,230원으로 매수 주문을 넣는 경우보다는 대충 6,200원, 6,130원으로 매수주문을 넣기 보다는 6,100원, 내지는 그냥 6,000원 정도 이런 식으로 큼직큼직하게 주문을 내는 것이지요.

 ‘딴 사람들이 그냥 대충 그렇게 큰 가격대에 매수 주문을 내는 게 뭐 그리 대수냐?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왜일까요?

<경기도 오산.jpg>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똑같이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면 그 가격대에서 매수세나 매도세가 몰리기 때문에 강력한 지지와 저항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11,000원대 주식이 10,000원대로 떨어진다고 한다면,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 걸려있을 가능성이 높은 가격대는 10,000원대 일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다른 가격대보다는 일차적으로 10,000원이라는 가격대가 일차적인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런 가격대에 가장 많은 물량이 걸려 있을 경향이 높다면, 똑같은 의미 있는 지지라인 부근에서 매수 주문을 낸다고 해도, ‘기왕이면’ 의미 있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매수 주문을 내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이죠.

 라운드 피겨는 그 자체가 차트 상에서 심리적인 지지와 저항의 기능을 담당할 수도 있고, 의미 있는 지지와 저항선에서 좀더 세부적인 매매의 수준을 어디에서 잡을 것이냐 하는 보조적인 변수로도 작용을 할 수가 있습니다.

3. Round figure 가격 - 어떻게 매매할까?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가장 많은 물량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 칼 같은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매수와 매도를 하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아닙니다. 왜일까요? 여러분이 발견한 어떤 종목의 의미 있는 지지선이 5,100원 부근이었다고 가정합시다. 당연히 5,000원이라는 가격에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 걸려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할 수가 있고, 그렇다면 5,000원이 가장 강력한 지지선이기 때문에 이 가격에 매수주문을 내는 것이 좋을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5,000원이라는 가격에 매수 주문을 걸어놓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똑같이 5,000원에 주문을 내어 두면 가격이 5,000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하는 물량이 다 매수 체결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잔머리를 굴릴 수 있을까요? 5,000원에 사나 5,050원에 사나 비슷한 가격대에 사는 것이지만, 5,000원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 살짝만 위에서 사면, 그 가격대 부근에는 5,000원보다는 매수 대기 물량이 훨씬 적을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원하는 물량을 다 살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이죠. 대신 5,000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의 지지력은 충분히 누리면서 말이죠.

 매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미 있는 5,000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을 주가가 이탈하면 이후에는 이 지점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겠죠? 그렇다면 반등이 나타날 때 정확하게 5,000 대에 매도주문을 내는 것보다는 그보다 약간 낮은 가격대에 주문을 내야 체결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이와 같이 라운드 피겨 가격대는 심리적인 지지와 저항의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차트상에서의 의미있는 지지와 저항점에서 매매를 할 때 좀 더 세부적인 매매 포인트를 잡는데 응용을 할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미 있는 지지선 부근에서 매수 포인트를 잡을 때 그 지지선 부근에 가장 가까운 의미 있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서 매수를 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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