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금 관리의 개념과 필요성
자금 관리란 주식을 매매할 때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할지를 결정하고 관리하는 일종의 자산 운용 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금 관리가 도대체 왜 필요할까요? 앞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기법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만 주식시장은 워낙 위험한 돌발 변수투성이라 얼마든지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손실 관리는 위험 관리이고 이것은 곧 자금 관리입니다.
자금 관리, 즉 손실 관리가 왜 그토록 중요할까요? 주식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인데,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대해 먼저 강조하지 않고 돈을 잃는 것에 대해 강조할까요? 그 이유는 손실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손실 관리(자금 관리)를 반드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손익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손익의 비대칭성이란, 손실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복구하기 위해 손실률보다 더 큰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종목을 매매해서 1% 손실이 났다면 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수익률을 올려야 할까요? 1% 떨어졌으니 1% 오르면 될까요? 아닙니다.
100/99=1.01이므로, 실제로는 1%보다 근소하게 더 오른 1.01%가 올라줘야 비로소 만회됩니다.
2% 손실이 발생한 경우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2.04%(100/98=1.0204)
5% 손실이 발생한 경우, 5.26%(100/95=1.0526)
10% 손실이 발생한 경우, 11.11%(100/90=1.1111)
20% 손실이 발생한 경우, 25%,
50% 손실이 발생한 경우, 100%
90% 손실이 발생한 경우, 900%의 수익을 올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1% 손실이 난 경우 남은 999만원으로 1만원을 메우기 위해서는 거의 1% 수준의 수익을 올리면 됩니다. 그런데 반 토막이 나서(-50%) 500만원이 되었다고 하면, 손실액 500만원을 메우기 위해서는 50%가 아닌 100%의 수익률을 올려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손실은 규모가 작을 때는 별문제가 없지만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은커녕 원금 회복조차 감당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위의 그래프는 특정한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을 때 그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올려야 하는 수익률을 도식화한 것입니다. 손실은 커지면 커질수록 치명적이므로 이것이 바로 손실을 관리해주는 자금 관리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입니다.
2. 자금 관리와 매매 기법상의 손절매의 차이
‘손실을 관리하는 것은 손절매라는 개념으로 매매 기법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닌가? 왜 굳이 자금 관리라는 개념을 복잡하게 또 이야기하고, 이는 매매 기법상의 손절매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자금 관리라는 개념은 매매 기법보다 한 단계 위의 계좌상의 거시적인 손절매 내지는 손실 관리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금 관리에는 손실 관리뿐만 아니라 수익 관리의 개념도 포함됩니다.
여러분의 현재 현금 자산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합시다. A라는 종목을 매수했고 손절선은 10%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여러분이 이 종목을 손절하게 되었을 때 여러분의 손해액과 손실 규모는 어떻게 될까요?
‘그야 당연히 5000만원의 10% 손실이니, 500만원 손실이고, 수익률은 -10% 아니냐?’
틀렸습니다. 정답은 얼마의 자금을 투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입니다.
‘아니, 당연히 5000만원 전부 투입한다는 가정하에 계산하는 것 아니냐?’라고 억울함을 토로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분명히 자산 총 규모가 5000만원이라고 했지, 5000만원 전체를 투입한다고 얘기한 적은 없습니다. 시비를 걸기 위해서 억지로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한 것처럼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러분이 만일 총 자산을 다 투입한다면 손해액은 500만원이고, 매매 수익률은 -10%이며, 총 자산대비 수익률도 -10%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절반인 2,500만원만을 투입했다면 손실액은 250만원이고, 매매 수익률은 -10%이고, 총 자산대비 수익률은 –5%(250/5,000×100)입니다.
이처럼 어떤 동일한 매매에 의해 발생하는 매매 손익률 자체는 일정해도 투입하는 자금의 규모가 내 총 자산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실제적인 ‘총 자산 대비 수익률’이 달라지게 됩니다. 즉, 내가 자금 관리 기법을 통해 투입하는 자산의 규모를 조절하면, 매매 기법상의 손익률은 동일해도 총 자산 대비 수익률은 달라지는 것이죠. 바로 이것이 매매 기법상의 손절매(손익률)와 자금 관리 기법의 차이입니다.
그렇다면 매매 기법상의 손익률과 총 자산 대비 손익률 중 어떤 것이 더 실제적으로 중요할까요? 총 자산 대비 손익률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왜일까요?
앞의 예에서 총 자산이 5000만원인데 50만원도 아닌 불과 5만원만 투자했다고 하면, -10%가 아니라 반의 반 토막이 나도 실제 계좌상으로는 -0.1%에도 못 미치는 눈곱만 한 손실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아무런 타격이 되지 않습니다.
수익이 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매 수익률 자체가 100%, 200%가 의미가 있나요? 총 자산 대비 수익률이 의미가 있습니다. 10% 수익이 나도 총 자산을 다 투입했으면 실제적으로 10% 수익을 얻은 것이지만, 총 자산의 100분의 1만 투자했으면 200% 매매 수익을 올린다 한들 실제 수익률은 2%에 불과합니다.
만일 전 재산이 5000만원인데, 빚을 얻어서 5억으로 투자했다고 칩시다. 만일 10% 손실을 입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5000만원 손실이죠? 이건 쪽박입니다. 회생 불능입니다.
매매 기법상의 손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내 계좌상의 손절선을 잡는 것이죠. 내 전체 계좌상의 안전한 손절 한계를 정하는 것이 바로 자금 관리이고, 그 손절 한계에 따라 매매 기법상의 손절 비율을 일치시키면 제대로 된 자금 관리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실제로 의미가 있고 궁극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매매 자체의 손익률이 아닌 총 투자 자산 대비 수익률과 손실률입니다. 바로 이것이 자금 관리입니다.
만일 이런 거시적인 개념 없이 종목 단위로의 손익률에만 정신을 팔고 그 손실이나 수익이 내 계좌상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나름대로 손절선을 잘 지켰는데도 도대체 왜 계좌가 자꾸 박살이 나는지, 수익률은 높긴 한데 잔고는 왜 그냥 거기서 거기인지 이유를 모르게 됩니다. 이제 자금 관리가 대략 어떤 개념이고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습니까?
4. 자금 관리 방법의 종류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자금 관리법으로 ‘여유 자금’으로 하는 방법을 들 수 있습니다. 주식은 당연히 여유 자금으로 해야 합니다. 조만간 써야 할 곳이 있는 자금인 경우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힘들어 투자를 하면 대부분 망한다는 것은 상식이죠.
그런데 문제는 여유 자금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막연히 여유 자금으로 투자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투자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투자 금액이 지나치게 적은 경우 투자로서의 의미가 없고, 일정하지 않은 규모의 자금으로 투자하는 경우 안정되고 일관된 손익을 얻을 수 없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내 형편상 당장 필요하거나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수준의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개념 자체는 좋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도 없고 수익과 손실을 안정되게 관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리식 자금 관리
단리식 자금 관리법은 실제 매매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고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일정한 수준의 자금’을 기준으로 매매하되, 수익이 나면 수익은 인출해서 원금을 유지하고, 대신 손실이 나면 다시 손실분을 보충해서 항상 동일한 금액으로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언뜻 보면 대단히 합리적인 방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과의 상식과는 달리 사실은 수익을 크게 불릴 수도 없고, 손실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매매 실력이 정말 뛰어나다면, 단리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과 수익금을 재투자해서 복리식으로 운용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방법이겠습니까? 당연히 복리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훨씬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열 번 매매를 했는데 한 번 매매할 때마다 10%의 수익이 난다고 가정하면, 단리식으로 수익금을 인출했을 때의 수익률은 10%×10=100%가 되지만, 복리식으로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경우 1.1^10=2.59, 원금이 2.59배가 되어 수익률 자체는 159%가 되므로 무려 거의 60%에 가까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수익은 매매가 지속되고 누적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계좌 관리상의 수익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어나는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그냥 계단식으로만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계좌가 크게 불어나지 않습니다.
반면, 투자자의 실력이 나쁘다고 가정해봅시다. 열 번 매매를 해서 매매할 때마다 -10%의 손실이 난다고 가정해봅시다.
실패할 때마다 손실분을 메워서 매매한다고 가정하면, 열 번 매매 후에는 -10×10=-100%의 손실이 나서 쪽박을 차게 됩니다. 손실이 나면 그것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돈을 어딘가에서 빌려야 하는데, 수익을 못 내고 계속 손실만 내면 결국 원금을 다 날리는 것은 물론 빚까지 지게 될 수도 있는 구조라는 것이죠.
하지만 손해가 나도 추가적으로 자금을 보충하지 않고 복리식으로 운용하면 0.9^10 = 0.34, 즉 열 번 연속으로 손실을 보아도 원금의 34%는 보전되고 이후에 아무리 손실을 계속 보아도 이론적으로 쪽박을 찰 가능성은 없게 됩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단리식 자금 관리법은 대단히 안정되고 합리적인 구조 같지만, 매매 실력이 좋아도 더 크게 못 벌고, 실력이 나빠도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단점이 있는 자금 관리 방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리식 자금 관리
복리식 자금 관리는 이익을 보건 손실을 보건 투자에 의한 손익을 투자 자금에 지속적으로 반영해서 재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수익이 나서 자산이 늘어나면 늘어난 그 금액을 원금에 추가하여 재투자하고, 손실이 나도 외부에서 추가적으로 손실을 메우지 않고 줄어든 그 자산 규모 그대로 재투자하는 방식이죠.
앞서 살펴본 것처럼 복리식으로 자금 관리를 하면 수익이든 손실이든 다 복리적으로 나기 때문에 수익이 나면 수익은 훨씬 더 크고, 손실이 연속으로 나도 투입 금액 자체는 지속적으로 줄어 손실은 더 줄어드는 아주 완벽한 방법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점은 수익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큰 손실을 맞게 되는 경우 수익의 상당 부분 또한 복리적으로 날아간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일정한 원금을 유지해서 투자하는 경우, -10%의 손실을 입으면 원금 기준 -10% 손실이지만, 원금이 2배가 된 상황(200% 수익률)에서 -10% 손실이 나면 실제적으로는 원금 대비 -20%의 손실을 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200%×–0.1=-20%).
그래서 수익이 날 때도 크게 나지만, 손실을 맞을 때에도 훨씬 크게 맞아서, 심리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안정적인 수익곡선을 얻을 수 없다는 문제가 복리식 자금 관리법의 약점입니다.
고정 자산 비율 베팅법(2% 룰)
그렇다면 이상적인 자금 관리 방법은 무엇일까요? 단리식 자금 관리 방법의 장점과 복리식 자금 관리 방식의 장점만을 취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손실 규모를 투자 총 자산의 일정 비율로 정해둔 상태로 투자 금액을 정하여 복리식으로 운용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2% 룰(rule)’로 많이 알려진 방법입니다.
2% 룰이란, 한 번의 매매에서 감당 가능한 최대 손실의 한계를 총 자산의 2%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손절선을 무조건 2%로 잡아야 한다는 얘기냐?’ 그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삼성전자를 매매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여러분의 총 투자 가능 금액은 1000만원이고, 손절선은 5%로 잡았다고 가정합니다. 2% 룰에 따라 자금 관리를 한다면, 1000만원을 투자해서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한계가 총 자산 1000만원의 2%인 20만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를 매매했을 때의 5% 손절 규모가 내 총 자산의 2%인 20만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투입 금액은 20만원/0.05=400만원이 됩니다. 즉, 400만원을 투자해서 5% 손절을 하면 20만원 손해인데, 20만원은 내 총 자산의 2%가 되는 것이죠. 총 자산은 1000만원이 있어도 총 자산상의 손실 한계를 2%로 제한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금액은 400만원이 됩니다. 손절선을 10%로 잡는다면, 투자 금액은 20/0.1=200만원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이처럼 2% 룰은 어떤 개별적인 기법이나 종목 매매의 손절선이 꼭 2%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2%는 개별 종목의 손절선이 아니라, 내 계좌상의 손절선입니다.
개별적인 종목의 손절선은 얼마든지 여러분이 나름대로의 기준에 의해 자유롭게 잡을 수 있지만, 결국 이 손절 금액이 내 자산상에서 일정한 비율 이상으로 초과하지 않도록 투입 금액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이 상태에서 매매 손익이 발생하면 총 자산에 재반영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다시 2% 룰을 적용해서 다음 매매에 적용하면 됩니다.
앞의 예에서 400만원을 투입해서 10%의 수익(40만원)을 내고 매도했다고 가정한다면,
다음번 매매에서는 내 총 자산이 1040만원이 되고, 이 1040만원을 기준으로 다시 2% 손절 한계를 잡으면, 1040×0.02=208,000원이 됩니다. 만일 손절선을 동일하게 5%로 잡는다고 하면 투자 금액은 20,8000/0.05=416만원이 되는 것이지요.
이익이 나면 투자 금액도 근소하긴 하지만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일종의 복리적인 요소가 가미된 자금 관리 방법이죠. 하지만 증가한 총 자산 전체를 재투자하지는 않기 때문에 순수한 복리 베팅법과는 차이가 있고, 증가한 자산분의 일정 비율을 재투자한다는 측면에서는 일정한 원금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단리 베팅법과도 차이가 있는 것이죠.
만일 5% 손절이 걸려서 2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면 총 자산은 980만원이 되고, 그다음 매매부터 투자 금액은 980×0.02/0.05=392만원으로 근소하게 감소하게 됩니다.
결국 수익이 나면 근소하기는 하지만 수익의 증가분이 다음번 투자 시에 일정 부분 반영되어 복리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손실이 나도 지나치게 적은 금액이 투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자금 관리 방식이 됩니다.
5. 2% 룰의 위력
‘2% 룰로 투입 자금을 계산해보니, 지금까지 매매하던 것보다 투입 자금의 규모가 훨씬 줄어들어버리는데, 2%는 너무 쩨쩨한 것 아니냐? 그래 가지고 언제 돈을 버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은 자금 관리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를 그새 또 망각한 것입니다. 크게 버는 것이 크게 잃는 것과 손익 구조상 똑같은 효과를 나타낸다면 큰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크게 베팅해도 되지만, 손익 비대칭성의 원리 때문에 이익보다는 손실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돈을 ‘버는’ 길이라고 앞서 언급한 바 있죠?
여러분이 리스크 관리에 대해 생소함을 느낀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얼마나 잘못된 투자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가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금 관리 룰을 2%가 아니라 5%, 10%로 바꾸어버리면 여러분이 원하시는 것처럼 큰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반대로 손실을 볼 경우 손실의 규모 또한 커지게 되고 이 상황에서는 발생한 손실의 규모보다 훨씬 큰 수익을 올려야 원금 복구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버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원리는,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몰빵해서 큰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태로 나는 작은 수익을 ‘복리 구조’로 키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개념입니다.
근본적으로 투자의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한 방에 대박을 잡으려고 하면, 한 방에 훅 갈 확률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손실을 치밀하게 관리하면, 수익은 절대로 한 번에 크게 나지 않지만, 수익곡선은 큰 기복 없이 안정되게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실력이 부족해서 계속 손실을 입어서 주식시장을 떠날지언정 치명타를 입거나 불행한 인생으로 끝나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주식 매매를 통해 손익을 결정하는 것은 ‘매매 기술’이나 ‘매매 기법’이지만, 실제로 내 계좌상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불리는 것은 매매 기술이나 매매 기법이 아닌, 자금 관리 기법이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물론 이 숫자가 절대적인 숫자는 당연히 아닙니다. 통계적, 수학적인 최적의 베팅 비율은 좀 더 복잡한 개념(승률, 손익비, 주가의 변동성 등)이 관여되어 켈리(Kelly)의 법칙이나 옵티멀 에프(optimal f) 등과 같은 개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제 매매하는 데 있어서는 2% 룰의 개념 정도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도 충분합니다.
2% 대신 5%, 10%, 극단적인 경우 20% 룰을 적용해서, 연속적으로 손실을 보게 될 경우 자산이 어떻게 감소하는지 비교해볼까요?
세로축은 자산의 비율, 가로축은 연속 손실 횟수입니다.
2% 룰을 적용하면 열 번 연속으로 깨져도 자산이 80%씩이나 보전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5% 룰을 적용하면 60%, 10% 룰은 30%, 20% 룰은 거의 10분의 1 토막이 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큰 수익을 노리고 2% 룰이 아니라 10%짜리 룰을 적용시켰다고 했을 때, 매매 기법이 미숙하거나 손절을 제대로 못하거나 팔 타이밍을 놓쳐서 계좌상의 10% 손실을 서너 번만 연속으로 맞았다고 하면, 여러분의 자산의 거의 -30~-40%나 손실을 입은 것이죠. 이것을 회복하려면 30~40%의 수익률이 아니라 60~70%의 수익률을 올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2% 룰이 손실을 최소화해서 자산을 잘 보전해주는 것은 알겠는데, 실제로 돈을 버는 데는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즉, 복리 구조의 위력을 확인해봅시다.
여러분이 어떤 매매 기법상, 승률은 반반이고, 손익비는 2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손실이 나는 경우와 이익이 나는 경우는 각각 50% 확률이고, 손실이 날 때는 2% 손실이 나지만 수익이 날 때는 그 두 배인 4%가 나는 매매 구조로 매매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한 번의 매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의 기댓값은 (1.04*0.98)^(1/2)=1.009554입니다. 이런 매매를 200번 정도 하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2% 룰은 기본적으로 복리 베팅이기 때문에, 1.009554^200=6.69, 즉 569%의 수익이 나게 됩니다.
400번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요? (1.009554-1)×400=3.82, 282% 수익일까요? 아닙니다. 복리 베팅이므로 1.009554^400=44.86, 무려 4386%의 수익이 나게 됩니다. 어마어마하죠?
세로가 원금 대비 자산 배수, 가로가 시행 횟수입니다.시시하게 보이는 2% 룰로도 안정된 매매 기법을 오랫동안만 유지할 수 있으면 저렇게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 경우는 손절폭이 자금 관리 룰과 동일한 2%인 경우를 가정하여 100% 복리 재투자가 된 경우이기 때문에 실제 매매에서는 저런 곡선이 나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반복리의 속성을 가진 2% 룰의 실제 수익곡선은 도표상의 빨간 그래프와 파란 그래프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금을 불리는 핵심은 근본적으로 ‘복리 구조’에 있기 때문에 투입 금액이 적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복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죠.
복리 구조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시장에서 망하지 않고 오래 남아서 최대한 많은 매매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 자산이 큰 타격을 입으면 절대 안 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투자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손실을 줄이는 것이 실제적으로는 가장 공격적인 매매 방법이라는 것이죠. 손실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냥 경험 없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뜬구름 잡는 얘기나 교과서에나 나오는 공허한 얘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면 한 방에 대박을 꿈꾸고 크게 질렀다가 크게 깨지면, 그 이후에는 기회가 아예 없거나,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힘든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혹시 지금까지 투자에 실패하셨다면 근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매매 기법이나 실력에 문제가 있으면 돈을 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큰 실패나 손실을 보는 경우 주범은 바로 자금 관리라는 개념의 부재에 있습니다. 투입 금액 자체가 애초에 너무 컸기 때문에 손절하기도 너무 힘들고, 어렵게 손절하고 나면 후유증으로 그 이후에는 너무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하든지 아니면 너무 많은 금액으로 투자하든지 해서 들쭉날쭉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투자 실패의 주범이 자금 관리에 대한 개념 없이 많은 금액을 투입한 것이라면, 이제부터 2% 룰로 투자하면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첫 번째는 너무 시시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한 방에 전 재산을 몰빵하다가 막상 2% 룰로 바꿔서 투자하면 투자 금액이 급감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두 번째는, 대신 심리적으로 대단히 편해진다는 것입니다. 한 방에 몰빵하다가 투입 금액 자체가 적어지니 손절도 편하게 할 수 있고, 별 타격이 안 되니 심리적으로도 버티고 다음 장에도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전에는 한 번 크게 당하면 그 타격 때문에 기회가 와서 뻔히 매수해야 할 자리인 줄 알면서도 두려워서 시장에 계속 참여하지 못하는데, 이제는 어차피 손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시장에 언제든 참여해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노릴 수가 있게 되는 것이지요.
2% 어떻습니까? 여러분 총 자산 중에 2%가 날아간다고 큰 타격이 있습니까? 심리적으로 도저히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큰 수준입니까? 대부분의 경우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입니다.
주식 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심리입니다. 아무리 매매 기술이 좋고 확고한 원칙이 있어도 막상 매수해야 할 자리에서 손실 금액이 너무 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그 원칙을 지킬 수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내 심리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편안하게 매매할 수 있는 수준의 손실 한계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출처 : 주식투자 리스타트, 도서출판 에디터>
출판사 및 저자의 허락 하에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공개합니다. 투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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