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증권사에서 분석한 코스피 예측 결과입니다. 매년 반복되지만, 이번에도 역시 틀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황 예측이 틀리는 것을 매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여기에 의존하는 것을 포기하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이나 증권계에 몸을 담고 있는 구루들은 나보다 전문 지식이 더 많기 때문에 더 똑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따라 예측력도 더 나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여러분보다 주식과 경제에 대한 지식이 훨씬 깊고 전문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장기 시장의 예측력에 대해서는 여러분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를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이 현상은 비단 국내의 애널리스트나 증권 전문가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석학이나 경제 전문가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조차 장기 주가의 흐름을 예측하는데는 여러분과 전혀 다를 바가 없고, 조금 더 팩트 폭력을 가한다면 침팬치와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의견이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이 이 잘못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평생 맞추지도 못하는 거짓 정보에 속아서 소중한 여러분의 투자자산을 날려먹게 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주식 시장에 있어서 장기 시장 예측이 반드시 틀릴 수 밖에 없는 논리적, 수학적인 증거를 제시하겠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시점 이후로 앞으로는 절대 아무 의미 없는 장기 시황 리포트에 속지 마시고 실제로 투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쌓아 한 단계 도약하시는 투자자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최근의 데이터로부터 미래를 예측한다
앞날의 주가를 에측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무엇일까요? 바로 최근의 데이터입니다. 이는 비단 주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고3 담임 선생님이라고 가정합시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각 학생들의 수능 점수를 예측하려고 한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최근 1년간의 수능 모의 고사 점수가 아니겠습니까? 이것보다 더 중요한 정보가 있을까요?
최근 수능 모의 고사 점수가 상승세에 있다면, 실제 수능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냥 들쭉날쭉하다면 예측하기가 어렵겠지요.
이는 굉장히 상식적이면서도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물론 최근의 모의 고사 점수 데이터가 수능 점수를 100%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얼마든지 다양한 변수가 끼어들어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최근의 데이터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5년 전 중학교 때의 성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엄청 성적이 좋았더라도 지금 성적이 바닥을 치면 의미가 없고, 중학교 때 성적이 나빴어도 지금 성적이 좋다면 이것은 아주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아니기에 미래를 절대로 100%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그나마 최근의 데이터를 통해 직후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그나마 현실적으로 승산이 있고 여기에는 분명한 증거도 있습니다.
추세는 단기간 지속된다
'최근의 데이터로부터 미래를 예측한다' 는 개념을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보겠습니다. 이 명제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의 데이터로부터 나타난 패턴은 바로 직후의 미래의 예측에 도움을 준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2가지입니다. '최근' 과 '바로 직후' 입니다. 위 문장에서 '최근' 과 '직후' 라는 단어를 빼버리면 매번 끝없이 틀리면서도 또 의미없는 장기 예측을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단순히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는 틀린 말입니다. 정확하게 얘기하려면 '최근의 데이터로 직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가 맞는 말입니다.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오래된 데이터보다는 최근의 데이터가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 최근의 데이터는 바로 직후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고, 시간 간격이 더 멀어지는 먼 미래일수록 예측력이 떨어진다.
이를 시장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 최근의 가격의 추세는 바로 직후의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 최근의 추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진다
이것이 바로 추세 추종의 핵심원리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최근의 n 개 데이터는 직후 미래의 1개 사건에 강한 상관성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오류
그렇다면 1년 후의 코스피 지수를 예측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어떤 논리적인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정보를 바탕으로 무려 1년 후의 가격의 흐름을 예측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2023년 1월 10일 현재, 최근 1~2년간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증시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빠질만큼 빠졌고, 이제는 금리도 더 오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의해 글로벌 증시가 잠시 하락을 멈추고 반등을 시도하는 상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지금 바닥을 다지고 반등을 시작했잖아? 그러니까 올해 증시는 턴어라운드해서 다시 상승 추세로 전환될거야
여기서의 오류가 무엇일까요? 오류는 최근의 데이터에 의한 예측력은 아주 짧은 미래에만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지수가 반등을 해서 강한 양봉으로 마무리했다면 그 효과는 아주 단기적인 타임 프레임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아주 단기적인 타임 프레임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는 이렇습니다. 어제 코스피 지수가 3% 급등을 했다면, 이 상승세는 기본적으로 다음날 시가에 가장 강하게 반영됩니다. 야간에 특별히 이런 지수의 상승에 방해를 줄만한 쇼크가 없고 미국장에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다음날 아침 지수는 플러스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지요.
하지만, 개장 이후부터는 전날 급등의 추세에 의한 효과는 서서히 약해지게 됩니다. 장중에 차익 실현이 나올 수도 있고 지수는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전날 워낙 강한 상승세가 있었기에 장중에 하락하더라도 상승세로 다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추세의 단기적인 지속성입니다.
그건 기술적 분석에 국한된 얘기 아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시장의 모든 뉴스와 경제 정책은 궁극적으로 가격에 반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추세는 기본적으로 단기적인 단위로 작용합니다. 추세가 단기적인 단위로 작용한다는 의미가 장기적인 추세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추세의 관성이 이어지는 시간의 단위가 단기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앞의 예로 돌아가서, 전날 지수가 3% 급등을 했는데 이 추세가 다음날로 이어져서 다음날도 상승으로 마무리되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이제 다음날의 가격의 움직임은 3% 상승한 날보다 전날의 움직임에 더 영향을 받게 됩니다.
3% 상승한 이후 이 추세가 하루 단위로 계속 이어져서 하락하지 않고 상승의 흐름을 이어가게 된다면,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형성되는 것이고, 3% 상승한 다음날 잠깐 시가만 잠깐 반짝 떴다가 하락으로 전환되면 상승 추세가 당일에 끝나서 다음날에는 또 하락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지요.
즉, 특정한 가격의 움직임에 의해 추세가 형성되면, 그 추세의 관성은 직후 짧은 시간동안 유지되는데, 그 짧은 시간에 반영된 추세의 효과는 짧은 시간이 지나가면 사라지고 그 다음에는 그 시점에 반영되는 새로운 정보와 주식 시장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의 지수 반등은 이렇게 해석해야 합니다.
- 최근 3일간 반짝 상승했으니, 적어도 내일 장초반이나 하루 정도까지는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겠네.
- 하루 이틀이 지나면, 이 효과는 점차 약해질테니 그 때 또 파월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또 시장에 무슨 새로운 뉴스가 나오는지에 따라 추세가 유지될 수도 있고 꺾일 수도 있겠네.
- 예측하지 말고 내일 새롭게 형성된 가격의 추세의 흐름을 계속 관찰하면서 하루하루 지속적으로 새롭게 대응해야겠네
이것이 시장의 흐름과 추세를 해석하는 올바른 방법입니다. 최근의 뉴스나 시장의 흐름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예측력이 있습니다.
최근의 뉴스와 흐름, 추세를 바탕으로 먼 미래의 시장 상황을 알고 조망해보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다 있다는 것 저도 잘 알고 있고, 저 또한 원하는 바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장기 시장 예측을 믿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철저히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코스닥 지수의 추세 분석
그러면 코스닥 지수를 이용하여 추세의 지속성을 검증해보겠습니다. 검증은 2가지 방법으로 시행해보겠습니다. 먼저 추세가 형성되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다음날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을 확인해보겠습니다.
당일 종가가 전일 기준으로 n일 간 최고가보다 높은 경우 (종가가 신고가 형성) 상승 추세가 형성된 것으로 정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3일 신고가건, 5일 신고가건, 10일 신고가건, 20일 신고가건, 신고가가 형성된 날 다음에는 평균적으로 0.15% 정도 지수가 상승하지만, 신고가가 아닌 경우에는 다음날 지수는 보합이거나 약손실이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신고가가 처음 나타난 후, n일 간의 일평균 수익률을 살펴보겠습니다. 신고가의 기간값과 무관하게 모든 타임프레임의 신고가에서 다음날의 하루 수익률이 높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일평균 수익률은 급감하는 현상이 뚜렷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현상 아니겠습니까?
추세의 본질적인 속성은 이 자료를 통해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세는 최근의 움직임과 방향성이 직후의 짧은 기간에 유지되는 관성이다
여기서는 신고가라는 추세를 바탕으로 추세의 단기적 지속성을 설명했지만, 주가의 자기 상관성 데이터를 통해서도 추세의 단기적인 지속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가의 자기 상관성은 자기 자신과의 상관성 (1) 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이 하루 차이가 나는 날이며, 2일 이상 차이나는 데이터와 비교하면 상관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추세는 관성이라고 했지요? 뉴턴의 제 1 운동 법칙인 관성의 법칙은
외부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물체는 일정한 속도 (방향) 로 움직인다
는 것입니다. 이를 주가에 비유하여 풀어 설명하면,
가격의 방향성(추세)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다면, 가격은 그 방향대로 움직이며 유지된다
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추세는 장기간 유지되지 않고 짧은 기간일수록 유효하다고 저는 주장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격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실시간으로 무한히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단위로 무수한 새로운 뉴스, 투자자들의 새로운 매수와 매도, 투자자들간의 새로운 상호작용이 끝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할수록 이러한 추세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뉴스나 변수가 개입할 확률과 빈도는 논리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추세의 유효성은 짧을수록 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추세를 판정하는 타임 프레임은?
여러분 중 혹시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은 6개월, 12개월 모멘텀 가지고 추세를 판정하지 않나요? 그렇게 긴 타임 프레임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임 프레임 자체가 초냐 분이냐, 주냐 월이냐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추세를 판정하는 기본 간격과 지속 간격과의 차이입니다.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은 기본적으로 월단위의 긴 타임 프레임을 기본 단위로 잡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추세를 판정하는 기준은 6~12 개월이라는 6 ~ 12라는 기간 값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동적 자산 배분 전략에서 추세가 유지되는 기본 기간은 1개월입니다. 즉, 최근의 6~12개월의 추세는 다음 1달 정도 지속된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지요.
가격의 움직임은 프랙탈입니다. 최근 12분의 추세는 다음의 1분의 추세에 영향을 주고, 최근 12시간의 추세는 다음의 1시간 추세에 영향을 주고, 최근 12일의 추세는 다음 1일에 영향을 주고, 최근 12개월의 추세는 다음 1개월의 추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지요.
추세는 이와 같이 타임 프레임에 관계없이 항상 존재합니다. 최근이라는 기간값이 지나치게 길지 않고, 추세를 판단하는 기본 단위가 충분히 짧다면 우리는 모든 시장에서 추세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추세를 매매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이제 뭔가 추세에 대한 감이 오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추세의 속성을 잘 이해한다면, 최근의 제한된 정보로 아주 긴 시간이 흐른 뒤의 가격을 예측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는지 충분히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2023년에는 오늘 일회성으로 터진 대형 호재 뉴스 하나에 올인해서 포지션을 굳세게 유지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전문가들의 예측, 추측, 여러분의 개인적인 삘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시장의 추세에 순응하며 철저한 손절과 비중 조절로 시장을 충실하게 따라가시길 권해드립니다.
1년 동안 충실히 제 조언을 따르신다면 2023년 12월 31일 여러분의 계좌는 핏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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