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커티스 페이스가 제시한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인지적 편향(오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손실 회피 (loss aversion)
손실 회피 성향이란 이익을 얻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현상입니다.
100 달러를 벌지 못하는 것과 100달러를 잃는 것 모두 상대적인 입장에서 100달러의 손실을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지만,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후자에 훨씬 더 속쓰린 경향을 보입니다.
어떤 종목을 매매했을 때 결과적으로 100만원 벌 수 있었는데 놓치면 아쉽긴 하지만, 분해서 잠을 못자지는 않죠. 하지만 100만원 손절을 하면 속이 많이 쓰리죠?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2. 매몰비용 효과 (sunk cost effect)
매몰 비용 효과란 장래에 지출할 수도 있는 비용보다 이미 지출한 비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종목을 샀는데, 이 종목이 줄줄 하락만 합니다. 자초지종을 알고 보니 CEO가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국외로 날랐다고 하네요. 더군다나 영업실적도 형편없고, 재무적으로도 답이 하나도 안나오는 회사입니다.
회사도 답이 안나오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스피도 폭락장에 접어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손절을 하고, 회수한 자금 그대로 다른 우량한 종목으로 갈아타거나 현금으로 대치해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이지요?
그런데 매몰 비용 효과는 이전에 손실이 발생한 비용에만 초점을 맞추게 하여 이처럼 갈아타는 행위는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라는 인지적 편향을 주게 되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손절매나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합니다.
100만원이 50만원으로 반토막 났을 때, 안 팔고 보유하나 50만원 그대로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나 계좌상으로는 똑같이 50만원에서 시작하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는데,
그냥 보유하면 손실을 안본 것 같은 착각을 주는 것이죠.
이는 바로 위에서 설명한 손실 회피 성향과도 일맥 상통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시원하게 갈아타면 되는데, -40%, -60% 될 때까지 방치하면서 답이 안나오는 종목들들고 있으신 분들 없으신가요?
3. 처분효과 (deposition effect)
처분 효과란 현재의 이익을 보전하는데 급급해하는 반면 손실은 방치하는 경향입니다.
오르는 주식은 빨리 팔아서 수익을 확정하고 싶고, 가격이 하락한 주식은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서 계속 보유하고 싶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손실 회피 성향과 매몰 비용 효과가 함께 작용해서 그렇습니다.
4. 결과 편향 (outcome bias)
결과 편향은 의사 결정이 이뤄질 당시 결정의 질보다 그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입니다.
인간의 예측은 결코 완벽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판단해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지요.
만일 그 예측과 판단의 근거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었다면 비록 결과가 틀렸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막상 그런 판단을 내릴 때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면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치다가 막상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 늘상 이렇게 얘기하는 한심한 군상들이 있습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주가 예측한다는 전문가들 중에 이런 사람들 널리고 널렸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종목을 매수할 때 나름대로 세운 투자 원칙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었지만, 비록 예상과 다르게 움직여서 미리 정해놓은 선에서 손절이 이루어졌다면 여러분은 올바른 투자를 한 것입니다.
'아, 결국 손실이 났으니 매매 기법이 틀렸구나'
지난 포스팅에서 손실 자체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고, 투자에서 당연한 것인데, 사람들은 마치 손실이 발생하면 뭔가 엄청난 오류가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100% 수익이 날 수 있는 기법이 존재하기나 합니까?
이런 마인드 자체가 오류입니다.
트레이딩의 경우 올바른 접근법이라 하더라도 손실 트레이딩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게대가 이런 것이 연속적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가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의사결정 과정을 불신하게 되고, 결국 접근법 자체를 부정하게 됩니다.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별히 백테스트나 시뮬레이션 과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훨씬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5. 최신 편향 (recency bias)
최신 편향은, 과거의 자료나 경험보다 최근 자료나 경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입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트레이딩 결과가 이전에 이루어진 트레이딩 결과보다 더 강한 영향을 끼치는 효과입니다.
6. 닻내리기 (anchoring)
닻내리기 효과는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정보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입니다.
단기 매매를 할 때 사람들은 최근 가격을 각인해놓고(닻내리기) 현재 가격이 이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는 경향이 높지요?
최신편향과 함께 닻내리기 효과가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단기 매매 기법에서는 전일의 시가, 고가, 저가, 종가에 기반을 둔 지표(ex.pivot 지표, range 지표)가 상당수 개발되어 있고, 이를 이용하여 매매에 이용하는 트레이더들도 아주 많습니다.
7. 밴드 왜건 효과 (bandwagon effect)
밴드 왜건 효과는 다른 사람들이 믿는다는 이유로 같이 그것을 믿는 경향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군중 심리(herd effect) 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 시장에서 추세가 뚜렷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도 바로 이 밴드 왜건 효과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없이 올라서 이제는 더이상 오를 수도 없을 것 같음에도 끝없이 매수해대거나, 끝없이 떨어져 더이상 떨어질 수도 없는데도 더 떨어지는 이유도 이러한 군중 심리 때문입니다.
일종의 대중의 집단적인 관성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8 . 소수의 법칙에 대한 믿음 (law of small numbers)
소수의 법칙에 대한 믿음은 극히 적은 정보를 바탕으로 타당성이 없는 결론을 도출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어떤 현상이 통계적인 타당성을 가지려면, n수가 충분히 커야 합니다.
표본집단의 크기가 작으면, 그것이 우연히 나타난 결과인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치밀하게 검증해보지 않고 단편적인 결과만 가지고 쉽게 믿어버리는 오류를 범합니다.
'이 펀드가 3년 연속 수익이 났으니 좋은 펀드겠군'
'내가 A라는 급등주 기법을 가지고 최근 2주 동안 테스트해보니 승률이 80%였어. 이제 떼부자가 되는 일만 남았어'
장기 수익률을 평가하기엔 3년은 너무나 짧고, 2주동안 코스닥 장세가 좋았으면 승률이 100%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박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략의 효용성을 검증하기에는 너무나 적은 데이터, 너무나 짧은 기간입니다.
커티스 페이스는 무수한 행동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공통적으로 인정받은 이상의 8가지 인지적 편향을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오류로 규정하며, 이런 오류를 '구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누구나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투자 시스템에 필요한 구성 요소는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갖춰야 할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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