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배분 전략에서 포트폴리오 유니버스를 다변화하는 것은 분산 효과를 극대화시키는데 있어 상당히 좋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주식군, 채권군, 상품군, 금, 부동산 같은 자산군으로 분산하고, 이러한 개별적인 자산군도 세부적으로 주식의 경우 국가별(미국, 한국, 유럽, 이머징 등), 전략별(모멘텀, 가치, 로우볼 등), 섹터 등으로 분산하고, 채권의 경우 장기채, 중기채, 단기채, 회사채, 국채 등으로 분산합니다. 상품군이나 금, 부동산 같은 것도 이런 접근법으로 다양하게 분산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분산하는 것은 분산에 의한 효과를 극대화시키켜 리스크를 줄이는 장점도 있지만, 분산을 많이 할 수록 역설적으로 오히려 반대로 분산 효과를 떨어뜨리고 리스크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게 됩니다.
그 이유는 전통적으로 분산하는 커다란 자산군인, 주식군, 상품군, 부동산 같은 자산군은 구조적으로 상관성이 항상 낮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융 위기 구간에는 주식이나 상품, 부동산 같은 자산군들이 모두 하나의 위험자산처럼 인식되어 함께 다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주식 : 상품 : 부동산 : 채권 : 금 = 1 : 1 : 1 : 1 : 1 로 분산한 경우, 사실은 위험자산 : 채권 : 금 = 3 : 1 : 1 과 같이 투자한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금융 위기시 일부 구간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성이 일시적으로 급증하여 주식과 채권이 함께 떨어지는 구간도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거의 모든 포트폴리오의 자산들이 다 같이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적 자산 배분 전략으로는 도저히 손실을 방어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1. 자산 배분 전략, 언제 망가지는가?
정적 자산 배분 전략의 MDD는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리스크를 분산시킨다고 여러 자산들에 엄청나게 분산은 시켰는데 따지고 보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고, 자산군 간의 상관성이 급증하는 시기에 대응할 수 없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꼼짝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자산 배분 전략에서 자산군을 무작정 많이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을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늘리는 것은 좋은데, 자산군의 상관성이 급증할 때의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도록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고, 늘어난 자산군 간의 복잡한 상관 관계를 컨트롤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유니버스를 줄이더라도 '구조적으로 상관성이 아주 낮은' 자산군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차라리 더 로버스트하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구조적'이라는 단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몇 개월 혹은 몇 년간의 자산군간의 상관계수를 계산해서, 상관계수가 낮으니 이렇게 분산해도 된다라고 주장하지만, 자산군간의 상관계수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최근 1년 간의 데이터만 가지고 분석했을 때는 상관계수가 낮아도, 막상 실제로 투자했을 때는 상관계수가 급증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또한, 과거 상승장에서는 낮았던 상관계수가,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 높아지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따라서, 수치 상으로 상관계수가 낮은 것을 분석하는 것도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수치 자체에만 매몰된다면 자산 배분 전략에서도 과최적화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수치상으로 낮은 상관성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조적'으로, '논리적'으로 장기적인 상관성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이성적인 근거가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이 자산 배분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관점에서 자산 배분의 기본적인 핵심 골격을
1) 주식 : 장기 채권 = 1 : 1
2) 주식 : 장기 채권 : 현금 = 1 : 1 : 1
3) 주식 : 장기 채권 : 현금 : 금 = 1 : 1 : 1 : 1
4) 위험자산 (주식, 부동산, 상품) : 장기 채권 : 현금 : 금 = 1 : 1 : 1 : 1
같은 비중에 기반을 둔 구조를 바탕으로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복잡하고 현란하게 유니버스를 디자인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자산 배분의 탄탄한 구조적 안정성을 갖추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골격으로 자산 배분을 하고 이런 커다란 비중을 지킨 상태에서,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을 적용하면 MDD가 -10% 이내로 줄어들게 됩니다. 일반적인 정적 자산 배분 전략의 MDD는 -20 ~ -30%,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의 MDD가 -10 ~ -20% 인 점을 감안한다면 단순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자산 배분의 유니버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매우 로버스트한 전략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 주식 : 채권 모멘텀 분산 포트폴리오
로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투자 유니버스 : 미국 주식(SPY), 미국 장기 채권(TLT), 현금성 자산(AGG), 한국 주식(KOSPI200), 한국 장기 국채(20년 만기), 한국 3년 만기 국고채
* 리밸런싱 로직
- 자금을 2등분하여 미국 포트폴리오 / 한국 포트폴리오에 분산 투자
- 매월 말 주식과 장기 채권의 12개월 평균 모멘텀 스코어 산출 ----> 해당 비중 대로 리밸런싱 ----> 남는 비중은 현금성 자산에 투자
블로그에서 소개해 드렸던 주식 : 채권 모멘텀 포트폴리오를 한국과 미국에 나누어 분산 투자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CAGR 8%, MDD -7.3% 입니다.
복잡한 유니버스 구성도 전혀 없고, 순한 주식과 장기 채권만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인데도 극도로 매끄러운 수익곡선을 보여줍니다. 2008년 금융 위기나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중요한 것은 기본기
* 이렇게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이유는, 과최적화를 해서가 아니라, 로직이 극도로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자산 배분의 기본기에 매우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동일 국가의 주식 시장 대표 지수와 장기 국채의 상관성은 시시각각 변하고, 높을 때도 있고 낮을 때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구조적'으로 그 어떤 자산군의 조합보다 상관성이 낮은 조합입니다. 뿐만 아니라, 변동성도 서로 비슷하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군이지요. 자산 배분 전략의 근본 원리에 가장 충실한 조합입니다.
주식은 가장 대표적인 위험자산이고,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식이 떨어질 때 기본적으로 반대급부로 올라주기가 가장 쉬운 자산군이기 때문입니다. 수치적으로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떤 자산군의 쌍보다 중요한 조합입니다.
* 여기에 부가하여, 12단계로 타임 프레임이 분산된 동적 자산 배분 로직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에 각각 12단계의 모멘텀 스코어가 적용된 것은 실제로는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12 X 12 = 144 개의 전략에 분산된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타임 프레임을 분산시키면, 과최적화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 얼핏 생각하면 훨씬 유니버스도 많이 분산된 것 같고, 최적화도 잘 된 동적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인데 실전에서는 죽을 쑤는 포트폴리오가 대부분인 이유는, 겉보기에는 뭔가 복잡하고 화려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자산 배분 전략의 기본기를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포트폴리오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상승장에서는 자산군간의 헤징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큰 수익을 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횡보장이나 자산군간의 상관관계가 깨지는 급락장에서는 반드시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 이렇게 기본기를 지키지 않은 대표적인 포트폴리오가 Mebane Faber의 GTAA나 Gary Antonacci의 오리지널 듀얼 모멘텀 전략입니다.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의 시초이자 선구자들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가 역설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습니다.
* 이런 포트폴리오에서는 자산군 배분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를 안고 들어갑니다. 여러 자산군을 나열해 놓고 비슷한 비중으로 배분하는데, 위기 상황에서 상관관계가 구조적으로 높아지는 자산군은 독립적인 군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위험자산군으로 묶어서 취급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고려되어 있지 않아서, 위기시에 위험자산에 몰빵한 것과 비슷한 효과가 발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동적 자산 배분에서 가장 중요한 타임 프레임 분산을, 과거 데이터에서 가장 성과가 좋았다는 이유로 선택된 과최적화된 단일 타임 프레임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런 전략들은 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요.
* 다양한 동적 자산 배분전략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유니버스의 구성과 로직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결코 현혹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것이 꼭 복잡한 것보다 낫다는 것이 결코 아니고, 자산 배분 전략은 반드시 단순해야 한다는 의미도 전혀 아닙니다.
*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 원칙이 다 들어가 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일 핵심 원칙이 다 들어가 있다면, 아무리 유니버스와 전략이 단순해도 매우 로버스트한 전략이지만, 아무리 복잡하고 화려해보이는 포트폴리오라도 핵심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면 이건 사상 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지요.
* 트레이딩과 투자에서도 기본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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