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산 배분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핵심원칙 5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원칙은 자산 배분 전략의 장기적인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실은 당연한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산 배분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잘 알아둬야 합니다.
1. 세부적인 자산 배분 알고리즘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 자산 배분 투자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초보자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자산 배분 투자자들은 웬만한 자산 배분 전략의 원리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 상관성이 낮은 자산군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것, 자산군간의 변동성을 고려하여 비중을 세팅해야 한다는 것, 주기적인 리밸런싱이 중요하다는 것, 정적 자산 배분 전략 및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의 기본적인 원리와 상대적인 장단점 등
이런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 원칙만 잘 지킨다면, 자산 배분 전략은 대단한 경제학적, 수학적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중학교 2학년 정도의 산수 수준만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최신의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의 원리까지도 다 알고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전략입니다.
* 그리고 이런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 조건만 잘 지킨 전략이라면, 유니버스가 아무리 단순해도 장기적으로 로버스트하게 우상향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즉, 자산 배분 전략의 로직이나 유니버스를 반드시 복잡하게 디자인할 필요도 없고, 복잡하다고 성과가 꼭 잘 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반대로 자산 배분 전략이 단순하다고 성과가 잘 안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
* 핵심 원칙만 잘 지킨 자산 배분 전략이라면, 그까이거 아무렇게나 대충해도 로버스트하게 우상향합니다.
주식 : 장기채권, 주식 : 장기채권 : 현금, 영구 포트폴리오, 올웨더포트폴리오, 주식 : 장기 채권 변동성 역가중 포트폴리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복잡한 유니버스도 필요없고, 2~4개의 ETF 만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헤지펀드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능가하는 훌륭한 자산 배분 전략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자산 배분 전략의 특성상 월단위 장기적인 전략이고, 보유하고 있는 유니버스 자산군의 평균적인 수익이 반영되기 때문에, 특정 수준 이상으로 CAGR과 MDD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용을 써서 노력한다고 퍼포먼스가 극적으로 올라가기도 힘들고, 아무리 대충 구성한다고 퍼포먼스가 극도로 떨어지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 원칙만 잘 지켰다는 전제하에, 전략은 대충 짜셔도 됩니다.
용쓴다고 쓰는 용에 비례하여 성과가 더 잘나는 것도 아닙니다.
2. 내 전략의 장점이 아니라, 단점을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 사람들에게 '왜 그 자산 배분 전략을 선택했냐'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이러이러한 점이 좋고 나에게 맞아서' 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그 전략의 단점에 대해 물어보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하거나, 애써 회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뭐 전략에 단점이야 있겠지만, 어차피 장기적으로는 장점도 많고 수익도 잘 나니까 무슨 문제에요? 뭐 그리 깐깐해요?'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실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 그 이유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전략의 '장점'이 아니라, 전략의 '단점'을 미리 잘 파악하고 있고,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는 '구조적인 대비'가 되어 있느냐의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 정적 자산 배분 전략 투자자들은, 정적 자산 배분 전략이 저점매수, 고점매도 효과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점, 인위적인 과최적화의 위험이 없다는 점, 리밸런싱 주기를 길게 할 수 있어 거래비용의 부담이 덜한 장점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군간의 상관성이 깨지면서 폭락하는 구간에서는 MDD가 -20%가 얼마든지 훌쩍 넘어갈 수도 있고, 막연하게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 내 손실 한계는 실제로 내가 버틸 수 있는 한계보다 훨씬 작다는 것, 그리고 막연하게 오랜 기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 나의 인내심의 한계도 실제로는 훨씬 약하다는 것, 투자 금액이 커지는 경우 이런 원칙을 견디기가 훨씬 더 힘들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투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 동적 자산 배분 전략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은 상대적으로 MDD에 대한 대비가 잘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밸런싱 과정이 매우 귀찮고, 그 리밸런싱 과정이라는 것도 추세추종방식이기 때문에 정적 자산 배분 전략과는 달리 익절보다는 손절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아 심리적으로 짜증이 난다는 디테일까지 알고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매력적인 최신 동적 자산 배분 전략들을 보고 유니버스와 자산 배분 로직을 복잡하게 디자인하여 시작할 수도 있는데, 이런 디테일을 잘 알고 투자하는 사람과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작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시작하면, 두세달 하다가 왜 이렇게 귀찮고 복잡해? 하며 때려치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해외 ETF를 활용한 자산 배분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러화는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달러화를 통한 해외 ETF 자산 배분 전략을 하면 리스크에 강하다는 장점만 알고 투자하는 사람이 많지만, 최근과 같이 환율이 끝없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환차손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런 상대적인 구조적인 단점에 대해 미리,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투자자들은 경제 위기에 강하다는 장점만 생각했지, 이런 구간에서 상대적인 손실과 박탈감이 얼마나 나를 짜증나게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전략을 중도에 때려치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실제로도 예전에 제가 어떤 인터넷 카페에서 주식 채권 변동성 역가중 전략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 전략이 매우 좋다며 투자를 시작한 분이 있었는데, 투자 이후에 주식과 장기 채권이 2달 연속으로 같이 하락을 하자 전략이 과최적화되었고 알파가 사라졌다며 불과 2달만에 그만 둔 분도 있었습니다.
* 이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자산 배분 전략의 수익 곡선은 생각보다 그렇게 낭만적인 것이 아닙니다.
백테스트를 돌려보면 장기간 우상향하는 수익 곡선도 구간구간 시장을 따라잡지 못하고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심지어는 그 구간 단위라는 것이 2~3년인 경우도 아주 흔합니다.
게다가 요즘 같이 주식 시장이 역대급으로 폭락을 하는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산 배분 전략을 대체 왜하나 하는 현타도 올 수 있지요. 이런 부분을 미리 다 생각했어야 합니다.
백테스트 결과를 해석할 때 단순히 10년 동안 보유하니 CAGR 10% 나왔으니, 아주 쉽네라고 단순히 생각하면 실제로는 3개월도 유지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백테스트 결과를 해석할 때는, 수익률에 집중하지 말고, 이 전략이 나를 얼마나 괴롭힐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미리 마음의 준비와 실제적인 대비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 즉, 이 전략의 MDD는 얼마이고, 그 구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고, 시장대비 언더퍼폼을 얼마나 할 수 있고, 그 기간이 얼마나 길어서 나를 얼마나 열받게 할 수가 있는지, 내 투자 금액이 크다면 (초기 투자금액이건 적립식으로 투자되어 커지건) 그런 힘든 구간을 심리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 전략의 로직이 나의 심리적인 성향과 잘맞아서 그런 힘든 구간에도 상대적으로 상반된 전략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비판적인 관점에서 나의 전략을 리뷰해보면, 진짜로 내가 이 전략이 나의 성향에 잘 맞는 전략인지를 알 수 있고, 내가 진짜로 이 전략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나오게 됩니다.
* 예전에 어떤 인터넷 칼럼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장기적으로 남들과 차별되는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비결이 무엇인지 연구한 결과가 있었는데, 이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계획에 대해 낙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우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그 계획을 실천해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사람들은 장기적인 성공 플랜을 짜 놓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 지켜야 하는 일상의 원칙들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시작하며, 그것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장기적으로는 낙관하고, 단기적으로도 낙관한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는 비단 투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같네요.
3. 전략을 어떻게 유지할지, '구조적인 방법' 을 마련하라
* 바로 앞서 얘기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자산 배분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또 한가지 원칙은, 내가 이 자산 배분 전략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대로 유지하기 위한 기계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 내가 동적 자산 배분 전략에 관심이 있어도, 리밸런싱하기가 너무 귀찮거나 심리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 스스로 자산 배분 전략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괜찮은 자산배분전략 펀드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자산 배분 전략으로 자산을 불리기로 정했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미있는 수준의 자산을 거치식으로, 혹은 적립식으로 기계적으로 불입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자동 매수 서비스를 이용한다든지, 월급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펀드계좌로 이체되어 자동 매수가 되게 한다든지, 아니편 리밸런싱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자신이 직접 구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계적인 구조적인 방법이 없다면 도중에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지금 당장 투자를 시작하라
*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 어느 정도 충분한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시작하지 않고 막연하게 더 좋은 전략, 더 좋은 투자 아이디어가 없을까 하며 실제로 투자는 안하면서 지적인 포만감에 취해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아주 완벽한 투자 전략이 나오면 그 때 제대로 몰빵하겠다는 생각인데, 앞서도 말씀했지만, 전략을 정교하게 디자인해서 그에 비례하는 알파를 빼먹겠다는 생각이라면 차라리 자산 배분 전략 대신 단기 시스템 트레이딩 전략을 연구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단기 시스템 트레이딩 전략은 내가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에 비례하여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고, 수익률 또한 자산 배분 전략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과정이 당연히 쉽지는 않습니다.
* 자산 배분 전략에서 여러분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는 핵심 요소는, 알고리즘의 우수함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혹시나 여러분이 지금 지적인 포만감에 취해 시작을 계속 미루고 있는 사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5년이 금방 지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자산 배분 전략이 너무 허접해서 나는 일단 5년 뒤부터 시작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아주 간단하고 허접한 자산 배분 전략도 대충 연 5~6% 는 나오니, 5년을 기다린다면 일찍 시작한 사람보다 25~30% 수익을 뒤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전략은 계속 연구하되, 당장은 단순해보이는 자산 배분 전략이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장기채권:현금을 동일 비중으로 보유하는 최고로 단순한 자산 배분 전략도 5년 후에는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선사하니까요.
여러분의 지적인 포만감이 1년 후에 충족될지, 5년 후에 충족될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그 사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산' 이라는 시간을 날려버리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십시오.
5. 의미있는 금액으로 투자하라
* 많은 사람들이 자산 배분 전략의 장기 수익 곡선을 보며 감탄합니다.
'와 연 7% 씩 30년 복리면 30년 후에는 1억이 7억 6000만원이 되는구나!'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 자산을 자산 배분에 몰빵하면 30년 후에는 7.6배로 불어나는구나!'
'지금 1억을 거치식으로 넣고, 매월 적립식으로 추가 불입을 하면 이것보다 훨씬 더 커지겠지?'
라고 희망회로를 돌립니다.
* 물론 시뮬레이션상 이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렇게 의미있는 규모로 자산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투자하는 자산의 규모도 의미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산이 5억인 사람이, 자산 배분 전략에 분산투자 한답시고 500만원 정도만 투자한다면 이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주식이건, 자산배분이건, 부동산이건, 해당 투자의 장기적인 수익은, 현재 나의 투자 원금이 모두 투입되었다는 하에 의미있는 것이지요.
투자 가용한 내 전 재산이 5억일 때,
'연 7% 짜리 자산 배분 전략에 투자하면 30년 후에는 38억이 되겠구나'
라는 희망회로는 지금 5억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합니다.
* 그런데, 너무나 많은 경우 여기서 괴리가 발생합니다.
장기적인 누적 복리 수익에 대해서는 현재 내가 가진 전 재산을 기준으로 상상하지만, 실제로 투자할 때는 별 의미없는 수준만 찔끔 투자하고, 막연하게 장기적으로 재산이 크게 불어나 있을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오류를 범하는 것이죠.
이는 지금 너무 과도한 자산을 투자했을 때의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만, 결국 큰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리스크를 감당해야만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리마인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산이 10억인데, 1000만원으로 자산 배분 투자를 해서 30년 후에 불어난 수익을 가지고 기뻐할 수는 있겠지만, 30년이 지난 시점에, '그 때 좀 더 할 걸' 이라는 생각을 해봐야 30년이라는 엄청난 자산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여기서 몇 개에 해당되시나요?
완벽한 투자 전략을 찾아 헤메이지만,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자산을 지금 마구 날려버리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너무 적게 투자하는 것도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시간'을 그냥 버리는 것입니다.
자산 배분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이 아닙니다.
'시간' 과 '실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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